1X4 HOUSE/ designband YOAP

Inkeun Ryu

울산 성안동은 산자락에 위치한 주택가다. 설계를 의뢰 받고 처음 답사를 갔을 때 저층 건물들이 들어선 동네 특유의 개방감과 함께 약간의 적막감도 느껴졌다. 한적한 동네였다. 건축적인 면에서 첫인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무미건조함에 가깝다. 지형을 따라 옹기종기 들어서는 서울의 산자락 주택가와는 달리 도시계획에 의해 반듯하게 줄지어 서있는 다세대, 다가구가 낯설면서도 경직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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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의 요구조건은 수도권에서 진행하는 다세대 프로젝트와는 많이 달랐다. 용적률을 꽉 채우거나 층수를 최대 높이거나 세대수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식의, 어쩌면 일반적인 다세대 건축주의 입장에서 당연할 수 있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성안동의 현재 건물들과 다른 얼굴을 갖을 것, 각 세대가 마당 혹은 외부공간을 가지고 있을 것 등,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어려우면서도 반가운 요구들을 해온 건축주였다. 이 건물에 들어와 살 사람들을 위한 설계에 대해 최대한 고민해볼 수 있는 조건들이라고 판단했다.

Inkeun Ryu

각 세대가 한층씩 쌓여서 배치된 일반적인 구성의 다세대가 아니라, 세대들이 수평적으로 나란히 늘어서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세대 간 수직적 연결이 가져오는 소음 문제나 층별 편의성의 불균등함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선 입면에서 시각적으로 세대를 구분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전면 외장에 사용된 벽돌은 두가지 색상을 번갈아 사용함으로써 하나의 다세대 건물이 아닌 4개의 집이 나란히 서있는 듯한 느낌을 강조했다. 4층에 일조에 의해 생기는 사선 매스부분 역시 두 가지 다른 형태의 조형을 번갈아 계획하였다. 또한 전면의 각을 남쪽을 향하여 톱니모양으로 틀어줌으로써, 자칫 앞 건물에 가려질 수 있는 남향 빛이 각 세대에 더 풍부하게 닿을 수 있게 했다. 동시에 모든 세대에 옥상 공간과 테라스를 넣었기 때문에 테라스에서 세대간의 시선이 어느 정도 차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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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내 경사가 3~4m에 이르는 현장이었다. 우리는 악조건이 될 수 있는 이 지형 조건을 최대한 이용하기로 했다. 경사를 이용해 지하주차장을 설계하면서 각 세대로 이어지는 출입구를 갖추도록 해 주거 편의성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이 부분은 디자인 면에서도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건물의 배치에 이용된 사선은 주차장의 사선기둥과 어우러지면서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마지막으로 출입문에 네가지 다른 강렬한 색상을 적용함으로서 건물이 더욱 다채로운 이미지를 갖도록 하였다. 평면상으로는 계단실과 화장실 등 서비스 공간들이 위치하고 입면에는 환기창만이 계획된 사실 건물의 후면이지만 색상을 적용함으로써 건물의 주출입문이 위치한 또 다른 정면이라는 느낌이 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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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세대가 수직으로 나뉘어 한 개 세대가 4개층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한층의 바닥면적은 넓지 않았다. 대신 각 층의 특징을 살려 인테리어 계획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내부에서도 다채로운 공간 변주가 경험될 수 있게 하였다. 1층에서는 남쪽으로 테라스를 확보했다. 2층 침실의 남측 사선 면에는 공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 침대, 수납, 침대 사이드 및 책상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가구를 특별히 디자인해 적용했다. 3층은 안방 공간으로 드레스룸과 함께 독립된 화장실을 계획하였고, 4층에는 사선지붕의 매력을 살린 높은 층고의 공간을 계획했다. 4층 방에서 이어지는 옥상은 4개의 사선매스가 얹혀있는 형태인데, 여기서도 두 가지 다른 색상의 지붕재를 번갈아 사용하여 각기 같은 듯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Inkeun Ryu

Architects: Hyun Bo Shin, Inkeun Ryu, Doran Kim <designband YOAP>

Program: Multi Housing

Location: Ulsan, Gyeongnam

Building Scope: B1F ~ 4F

Site Area: 265.50 ㎡

Building Area: 140.25 ㎡

Gross Floor Area: 677.42 ㎡

Structure: R.C

Completion: 2015

Photograph: Inkeun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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