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에서 유치원을 위한 적절한 부지를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주거지와 가까워 통학 부담이 적어야 하고, 차량 통행이 적은 조용한 환경이어야 하며, 동시에 정원과 야외 놀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장소는 도시 안에서 점점 더 귀해지고 있다.
체코의 소도시 슐라파니체(Šlapanice)에서는 주거지 한가운데에 있던 옛 동네 구멍가게 부지를 새로운 유치원 부지로 선택했다. 단독주택들 사이에 자리한 이곳은 조용하고 친근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지만, 대지는 비교적 협소했다.
설계 조건은 두 개의 교실과 교직원 시설, 그리고 충분한 규모의 야외 공간을 작은 부지 안에 모두 담아내는 것이었다. 초기에는 전형적인 2층 규모의 유치원이 검토되었지만, 설계팀은 교실 중 하나를 2층에 배치해 정원과의 직접적인 연결을 끊고 싶지 않았다. 이에 따라 두 개의 교실을 모두 1층에 배치하고, 중앙 탈의실을 건물의 핵심 동선 공간으로 사용하는 효율적인 평면 구성이 제안되었다.
콤팩트한 실내 공간은 외부 테라스로 확장된다. 아이들은 실내화를 갈아 신지 않고도 앞마당과 정원의 일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며, 두 교실 모두 거리와 정원을 향한 큰 창을 통해 충분한 채광과 시각적 개방감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옥상에는 텃밭이 있는 야외 교실이 마련되어 마치 배의 갑판 위에 올라선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 공간은 2층 교직원 공간을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정원에서는 흰색 나선형 계단을 통해 직접 올라갈 수도 있다.
건물의 1층은 주변 주택들과 높이를 맞춰 배치되어 거리의 소음으로부터 정원을 보호하고, 반대로 놀이 소음이 거리로 퍼지는 것도 막아준다. 사무실과 교직원 휴게 공간이 위치한 2층은 코너 대지에서 건물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주 출입구는 북측에 위치하며, 입면이 살짝 들어간 형태로 계획되었다. 이는 인접한 주택의 가로선을 유지하면서도 최대한의 건축 면적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동시에 출입구를 명확히 드러내고 아침의 작별 인사와 오후의 놀이를 마무리하는 작은 앞마당을 만들어낸다. 이 전면 마당의 일부는 한 교실의 외부 테라스로도 활용된다.
건물은 단순한 매스와 활용 가능한 평지붕, 그리고 내부의 밝은 색감을 드러내는 대형 창으로 구성된다. 남측 정원 쪽의 창에는 반투명한 노란색 차양이 설치되어 햇빛을 부드럽게 조절한다. 입면은 벽돌 마감과 창 앞의 목재 격자로 구성되어 규모감을 부드럽게 완화하고 따뜻한 인상을 더한다.
유치원 내부로 들어서면 유리문 너머로 밝은 노란색의 중앙 탈의실이 펼쳐진다. 이 공간은 건물 전체를 연결하는 중심 홀로, 두 교실과 정원, 급식 공간, 교직원 화장실, 그리고 상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자연스럽게 잇는다.
교실 내부는 식사 공간과 놀이 공간으로 명확히 구분되며, 강렬한 색 대비를 통해 아이들의 일과 리듬을 돕는다. 아침에는 활동을 정리하는 기준이 되고, 오후에는 놀이를 나누는 경계로 작동한다. 맞춤 제작된 벽면 가구는 수납과 놀이 요소를 동시에 담당하며, 거리와 정원을 향한 창에는 넓은 창턱이 마련되어 아이들도 편안히 앉아 바깥을 바라볼 수 있다. 목모 시멘트 천장, 부드러운 비닐 바닥, 실내 블라인드는 쾌적한 음환경을 만든다.
2층에는 원장실, 교직원 휴게 공간, 기술실이 위치하며, 이 층에서 옥상 교실로 이어진다. 녹화된 옥상 가장자리에서 살짝 뒤로 물린 흰색 난간은 거리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으며, 그늘과 텃밭이 있는 넓은 테라스는 배 위에 있는 듯한 인상을 더욱 강화한다.
비록 정원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동측의 아카시아 목재 놀이 구조물과 나선형 계단, 교실과 직접 연결된 테라스와 모래 놀이터, 남측의 작은 무대와 놀이집, 중앙의 벚나무까지 유치원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서로 다른 재료와 경계로 구분된 정원의 영역들은 놀이와 활동을 풍부하게 만들면서도 관리가 용이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 유치원은 제한된 대지 조건 속에서도 교실과 정원, 옥상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아이들의 일상과 놀이를 입체적으로 확장한 건축이다. 작지만 세심하게 조직된 공간을 통해, 도시 속에서도 충분히 풍부한 유치원 환경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건축가 체르스텐 (ČTYŘSTĚN)
위치 체코, 슐라파니체, 후소바 거리, 1954/25
용도 교육시설
대지면적 990㎡
건축면적 355㎡
연면적 429㎡
규모 지상 2층
설계기간 2020-2021
준공 2024
디자인팀 Tereza Minárová, Monika Mozolová
구조엔지니어 Leoš Gurka, Martin Urubek
조경 Marek Holán
발주자 Town of Šlapanice
사진작가 Pavel Bartá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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